내가 변한 걸까, 우리 사이가 변한 걸까
임신 후 어느 순간부터 감정이 이상했어요.
괜히 울컥하고, 남편 말 한마디에 상처받고,
전엔 웃으며 넘겼던 말도 괜히 비수처럼 꽂히더라고요.
“나만 힘든가…?” 싶고,
“남편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왜 저렇게 태평하지?”
그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었어요.
사랑하는 사이였지만, 임신은 우리 관계에도 시험대가 된 느낌이었어요.
감정기복, 내가 이상한 게 아니더라고요
병원에 정기검진을 갔다가
의사 선생님이 그러셨어요.
“임신 중엔 호르몬 변화로 인해 기분이 급격히 바뀔 수 있어요.
자책하지 말고, 감정의 흐름을 받아들이세요.”
그 말이 위로가 되더라고요.
실제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증가하면서
감정기복, 피로, 불안, 우울감이 동반된다고 해요.
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아는 순간, 조금 안심이 됐어요.
남편은 왜 나를 이해 못 해줄까?
사실 남편이 문제라기보단
우리가 '서로 다른 입장'에 있다는 걸 몰랐던 거죠.
저는 매일 복덩이의 태동을 느끼며 감정이 격해지는데,
남편은 눈으로 보지 못하니 그만큼 체감이 없는 거예요.
예를 들어
- “나 오늘 너무 힘들었어” 하면
“그래, 수고했어” 한마디로 끝 - “이거는 이렇게 좀 해줬으면 좋겠어” 하면
“그걸 꼭 지금 말해야 돼?”
→ 이런 대화들이 쌓이면서 **“나 혼자만 이 아이를 준비하는 기분”**이 들었던 것 같아요.
우리, 어떻게 극복했냐면요
솔직하게 말하자면 완벽하게 풀리진 않았어요.
하지만 아예 터놓고 대화하는 날을 따로 잡았어요.
밤에 누워서 제가 이렇게 말했죠.
“나 요즘 너무 자주 화가 나고, 나도 왜 그런지 모르겠어.
근데 당신이 무심한 말 할 때, 혼자 이 길을 걷는 느낌이 들어서 속상해.”
남편도 놀라더라고요.
“나는 그냥 괜찮아 보이길래, 내 방식대로 배려한다고 생각했어.”
그 대화 이후로 남편이
✔️ 작은 것도 메모해두고
✔️ 하루에 한 번은 “오늘 어땠어?” 물어봐주고
✔️ 주말엔 무조건 같이 산책
이런 변화가 있었어요.
작은 행동 하나가 저한텐 큰 응원이 되더라고요.
감정기복은 지나가고, 마음은 남아요
지금 돌이켜보면
감정이 격해졌던 것도,
남편과 대화가 엇갈렸던 것도
내 몸과 마음이 아기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는 증거였던 것 같아요.
그 감정을 혼자 삼키지만 말고,
기록하고 말하고,
무조건 이해해달라기보단
“내가 이러니까 네가 옆에 있어줘”라고 말해보세요.
그 말 하나가 우리 부부 사이를 다시 이어줬어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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